포천에 위치한 대동석재를 다녀왔다. 옛날에 포천에서 돌이 많이 나서 이곳에 석재 공장을 했다고 했다. 지금은 석재공장이라기 보다는 외벽 모듈 제작 공장이 더 맞는것 같았다. 외벽 모듈이란 위 사진에서 처럼 석재를 미리 줄눈간격을 일정하게 공장에서 조립한 후 현장에서는 벽체 틀과 단열 방수를 포함해 설치할 수 있도록 한 것.
외벽 모듈러 공법의 장점은 석재의 시공 품질이 높고(줄눈간격 일정, 평활도 및 형상 일치도 높음), 현장의 공정과 상관없이 제작을 할 수 있다는 점, 현장 시공 기간이 짧다는 점, 현장에서 외벽 가설 설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현장에서 돌가루가 날리지 않는 점과, 쓰레기나 폐기물이 현장에서 발생하지 않는 점 등이 있다. 나는 늘 모듈러 공법이 우수하고 앞으로 해야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다녔지만, 실제로 국내에서 이정도 수준으로 외벽 모듈을 제작하는 공장은 처음 가본것이다. BIM 학회에서 늘 주장하는 BIM을 해야하는 이유에 모듈러 공법이 자주 등장하지만, 그런 학회에서 이야기 하는 내용을 비웃듯 현장에서는 3차원 모델은 상관하지 않는다고 했다.
공장제작을 하기 위해서는 늘 정밀한 가공이 필요하기 때문에 CNC가공이 필수적이다라고 알고 있었으나, 이상하게 이 공장에서는 CNC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럼 어떻게 정확하기 맞춰 제작한다는 건지? 이게 궁금하다고 생각할 때 쯤, 공장장님의 설명을 들었다.
공장장님은, 사람이 정확하게 돌에 언더컷 가공을 하기 힘드니, 정확하지 않게 하더라도 조정할 수 있는 브라켓을 고민하셨고, 원형 디스크에 직선 홈을 판 형태의 공차가 무려 15mm이상 커버되는 브라켓을 디자인 하셨다. 물론 이 디테일은 특허 출원되어 있다.
공장장님이 대단하신 점은 현장에서도 언더컷 앙카를 써야하는데 작업자들이 돌가루를 많이 먹는 것을 해결하시고자 전용 가공툴을 개발하신 점이다. 엔지니어의 배려가 느껴졌고, 내공을 알 수 있었다.
현재는 큰 빌딩이나 대규모 프로젝트에 주로 납품하고 계셨다. 앞으로는 이런 방식의 Off-Site Construction 공법이 적용될 것이고, 작은 주택공사나 인테리어 공사에서도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동석재 주식이 있다면 좀 사고 싶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