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MOQ

2013년 1월부터 7월까지 꽤 많은 RFI를 썼다. 또 그 이슈를 닫기위해 매일 Design workshop에 참여했다. 그때 RFI를 쓰면서 문서에 넣기 위해 캡쳐했던 이미지들을 보다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살아난다.

이재경스튜디오는 BIM용역사로 나와 영모, 이렇게 두명이 현대건설로 파견을 나왔다. 당시에 꽤 여러명 BIM엔지니어로 현대건설측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신참인 우리가 새로운 이슈들을 맡게 되었었다. 내가 맡은 이슈는 서로다른 discipline의 충돌이나 공정 간 문제, 방수/단열 이슈, 마감 이슈 등 포괄적인 것이었다. 팀 이름은 바로 Interfaca team. 이 팀은 그냥 서로 다른 부분의 복합적인 문제면 다 맡는 팀이었다. 덕분에 거의 모든 디테일을 다 뜯어볼 수 있었고, 아주 많은 아이템을 모델링 해 볼 수 있었다. 

처음에 맡았던 부분은 metal decking과 디스크의 방수/단열문제들. 3D모델상의 지붕을 여기저기 둘러보며 문제들을 발견해내는 재미가 있었다. 한가지 문제를 찾으면, 그와 유사한 곳들을 찾아보고, 같은 이슈가 있으면 그룹핑하여 정리했다. 문제를 간략화 하고,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장재와 콘크리트의 충돌, 미흡한 마감, 방수문제, 단열면의 오류…등등 특히 땅과 건물이 만나는 구간에 많은 문제가 뒤엉켜 있었다. 때문에 인터페이스 팀인 나와 박진용과장은 바닥을 훑는 팀이 되었다. 지하와 저층부 콘크리트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우리가 문제를 발견해내는 바람에 많이 깨부숴야 했다. 콘크리트 친다는 말을 들으면 현장으로 뛰어나가서, 문제가 있는 구간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했다. 대부분 문제가 있는 구간이었는데, 현장 공사팀은 그냥 치고 나중에 추가공사비를 받겠다고 했고, 그러나 우리 계약서에는 문제가 있는것은 현대가 다 해결하고 공사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기다려 달라고 했다. 당연히 공사팀에서는 이슈 빨리 마무리 안하고 뭐하나 생각했을 것이다. 지나고 생각해 보니, 상황에 대한 이해 정도가 달라서 공사팀과 설계팀의 의견차이가 있엇고, 이것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많은 전략 회의와 갈등이 있었던것 같다.

나는 BIM엔지니어로써 매일 15시간씩 일하면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현장에 나가서 전혀 업데이트 되지 않은 도면을 들고 있는 작업자들을 볼 때면 너무 힘이 빠졌다. 3D모델에서부터 2D 시공 도면 제작까지는 너무 많은 과정이 있었고, 누군까 꼼꼼히 챙기지 못했다. 기존 시공방법과 BIM을 사용한 3D 설계 방법이 시공단계에서 짬뽕이 되면서 일으키는 불협화음 이랄까.

아무튼 나는 pre-fabrication 된 계단과 블럭월, 콘크리트 바닥, 철골이 만들어 내는 총체적 문제의 더미 속에서 애써 문제들을 단순화 시키고 그룹핑 하면서 6개월을 보냈던것 같다. 위에 그림에서 방수와 단열, 그리고 마감을 그려보라고 한다면 지금은 좀 더 잘 해결할 수 있을까? 참고로 MEP가 들어가면 더 가관이 된다. 배수를 위한 배관과 집수정, 맨홀, 펌프 등의 문제 때문에 여러 바닥을 깼다.

 

디스크는 있는데, 메인 철골이 없어서 Secondary steel을 설계할 수 없는 구간이 꽤 있었다. Infill구간이라고 이름지었는데, 사실 Typical detail에서 Primary steel 없이 바로 Secondary steel로 시공 하라고 나와있기는 했다. 그런데 그런 구간이 너무 크고 많았다는 것이 문제. 메인철골은 다른 이슈가 생길새라 이미 공사를 거의 다 끝낸 상태였고. 너무늦게 발견된 문제라서 다들 망연자실 했던 기억이 난다.

랜드스케이프 관련 이슈도 맡았는데, 콘크리트 기초부분이랑 랜드스케이프 프리페브리케이션 바닥이랑 충돌나는 문제 때문이었다. 하여튼 뭐랑 뭐랑 만나기만 하면 다 내 문제니…아무튼 덕분에 랜드스케이프 메니저랑 친해졌다. 머리를 빡빡 깍은 친구였는데 사람좋고(아직 자기들 공사할때가 아니라서 그런지 마냥좋은…) 매우 협조적이었다. 덕분에 랜드스케이프 모델링도 해보고, 관련 디테일도 많이 보았다. 이번에 오픈하면 너무 보고싶은 부분 중에 하나. 사실 내가 담당했던 대부분의 문제구간은 다 가려지는 부분이라, 랜드스케이프나 계단 정도가 내가 보고 반가울 것 같다.

얼떨껼에 맡았던 가드하우스. 이건 나중에 혜중이를 통해서 들어보니, 담당하는 사람이 없어서 누군가 크게 문제가 되었다고 한다. 내가 중간에 한국으로 가벼려서 그런건가…

도면만 봤을때는 정말 잘 그린것 같고, 다 시공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수직 수평의 반듯한 건물과 그렇지 않은 건물은 큰 차이가 있다. 시공 정보를 구하기 위해서는 3차원 가상공간에서 정교하게 엔지니어링 된 후에 좌표가 추출되어야 시공할 수 있다. 2D로 조각난 정보를 모아서 3차원 완벽한 이상향을 만든 후, 다시 가공하여 시공할 수 있는 데이터로 추출해야 한다. 이런 정보전달의 문제점을 뼈져리게 느낀 나는 2013년 한국에 들어와서 정밀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한 시공도구를 연구했다. 아직 마이크로소프트나 트림블도 못하고 있는것을, 일개 개인이 하겠다고 뛰어들었으니, 얼마나 돈키호테 같은 행동인가. 지금 생각해보면 무모하기 짝이 없다. 그래도 후회는 하지 말자.

마지막 이미지는, 그렇게 무모하게 한국에 들어와서 개발한 다음 다시 카타르에 들고가서 테스트 했던 시공 도구의 이미지다. 유튜브에 당시 상황을 촬영했던 것이 있으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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